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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유행어’와 오늘의 밈 비교

by new-news 2025. 7. 17.

오늘은 100년 전 '유행어'와 오늘의 밈을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즉,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말투에서 SNS 언어까지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 보겠다는거죠! :)


시간이 흐르면서 언어는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100년 전 신문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하오", "○○이시오" 같은 말투는 이제 사극에서나 들을 수 있는 고색창연한 표현이 되었습니다. 반면 오늘날 우리는 "갑분싸", "그잡채", "TMI" 같은 축약형 신조어와 밈(meme)을 통해 소통합니다.

100년 전 ‘유행어’와 오늘의 밈 비교
100년 전 ‘유행어’와 오늘의 밈 비교

 

언어의 변화를 들여다보면 그 시대의 사회상과 문화를 읽을 수 있습니다. 100년 전 유행어와 오늘날의 밈을 비교해보면서, 우리 언어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신문 속 조선시대 말투: 격식과 권위의 언어

100년 전인 1920년대,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 신문들은 검열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민족의 목소리를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당시 신문 언어를 살펴보면, 현재와는 확연히 다른 문체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오체"와 "○○이시오체"입니다. 이는 조선시대 양반층이 사용하던 격식 있는 존댓말로, 신문이라는 공적 매체에서 독자를 대하는 예의를 보여주는 표현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에 대하여 생각하시오", "조심하시기 바라오" 같은 표현들이 기사에서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한자어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거사(擧事)", "소요(騷擾)", "난리(亂離)" 같은 한자어들이 일상적으로 사용되었고, 이는 당시 교육받은 계층이 주로 신문을 읽었음을 보여줍니다. 문장 구조도 현재보다 훨씬 복잡하고 장황했습니다.
당시 유행했던 표현들을 보면 "신문명(新文明)", "개화(開化)", "문명개화" 같은 말들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이는 서구 문물의 도입과 근대화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 시대적 유행어였습니다. 또한 "동포(同胞)", "민족(民族)" 같은 단어들도 빈번하게 사용되었는데, 이는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민족의식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었습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언어의 변화: 매체와 소통방식의 혁명

100년 전 신문에서 시작된 언어의 변화는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을 거쳐 스마트폰 시대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어 왔습니다. 각 매체의 등장은 언어 사용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1960년대 라디오 시대에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이 표준이 되었고, 아나운서의 표준어가 전국적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모던보이", "모던걸"이라는 표현이 유행했고, 서구 문화의 영향으로 "댄스파티", "드라이브" 같은 외래어들이 일상에 스며들었습니다.


1980년대 텔레비전 시대에는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유행어가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맞아", "어머 이런", "야 이놈아" 같은 표현들이 전국적으로 퍼졌고, 특히 개그 프로그램의 개그맨들이 만들어낸 유행어들이 일상 언어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990년대 PC통신과 인터넷의 등장은 언어 사용에 또 다른 전환점을 가져왔습니다. 키보드 타이핑의 편의성 때문에 축약어가 급속히 발달했습니다. "방가방가(반갑다)", "수고수고(수고하다)", "즐감(즐거운 감상)" 같은 표현들이 등장했고, 이모티콘 문화도 시작되었습니다. 2000년대 휴대폰 문자 메시지 시대에는 글자 수 제한 때문에 더욱 극단적인 축약이 나타났습니다. "ㅇㅇ(응응)", "ㅋㅋ(크크)", "ㅎㅎ(하하)" 같은 자음 중심의 표현들이 일반화되었고, 이는 현재 SNS 언어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밈 문화: 속도와 유머의 언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100년 전과 비교할 때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특히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밈(meme) 문화는 언어 사용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현재 유행하는 언어의 가장 큰 특징은 극도의 축약입니다.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그잡채(그런 잡다한 걸 다 챙겨)", "TMI(Too Much Information)" 같은 표현들은 복잡한 의미를 몇 글자로 압축해서 전달합니다. 이는 빠른 소통을 요구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또한 유머와 재치가 언어 사용의 핵심 요소가 되었습니다. "헬조선", "머선일", "띨빵" 같은 표현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웃음과 공감을 유발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100년 전 격식과 권위를 중시했던 언어 문화와는 정반대의 방향입니다.
밈 문화의 또 다른 특징은 집단 정체성의 표현입니다.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나 세대가 공유하는 언어 코드를 통해 소속감을 확인하고 연대감을 형성합니다. "오늘부터 1일", "실버 도망가", "그게 뭔데" 같은 표현들은 그 맥락을 아는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암호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언어의 민주화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100년 전에는 신문이나 방송 같은 공식 매체에서 만들어진 언어가 일방적으로 전파되었다면, 현재는 누구나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 퍼뜨릴 수 있습니다. 인터넷 방송 BJ나 유튜버들이 만든 신조어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지나친 축약과 은어 사용으로 인해 세대 간 소통이 어려워지고, 정확한 의미 전달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유행어의 수명이 극도로 짧아져서 언어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100년 전 "○○하오체"에서 현재의 "ㅇㅇ체"까지, 우리 언어는 격식에서 친밀감으로, 권위에서 평등으로, 일방향에서 쌍방향으로 변화해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언어 현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평등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문화적 변화입니다. 


언어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하며,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100년 후 우리 후손들이 지금의 "갑분싸"나 "그잡채"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우리가 "○○하오체"를 보며 느끼는 것과 비슷한 신기함과 낯설음을 느끼지 않을까요?

언어의 변화는 멈추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를 무작정 거부하거나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면서도 언어가 가진 소통의 본질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100년 전 선조들이 신문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듯이, 우리도 새로운 언어를 통해 더 나은 소통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