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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입다! 모던보이 VS 스트릿&젠더리스 패션

by new-news 2025. 7. 22.

이번 글에서는 패션을 주제로 말해보려고 합니다. 그 제목은 이렇게 지어보았는데요! 시대를 입다 - 모던보이·모던걸과 지금의 스트릿·젠더리스 패션 비교입니다. 흥미진진하죠?

시대를 입다! 모던보이 VS 스트릿&젠더리스 패션
시대를 입다! 모던보이 VS 스트릿&젠더리스 패션

 

패션은 단순한 옷차림을 넘어, 시대의 정신을 입는 행위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분위기, 가치관, 규범을 몸에 걸쳐 표현합니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의 패션을 비교한다는 것은 단지 유행의 흐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감성과 정체성을 읽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1920~30년대 ‘모던보이·모던걸’의 유행과, 2020년대의 스트릿 패션과 젠더리스 트렌드를 비교하면서, 시대가 바뀌며 패션이 어떤 메시지를 품고 변화해왔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1920~30년대 신문 속 모던걸·모던보이

자유를 입은 첫 세대 1920~30년대 조선, 특히 경성(서울)에서는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새로운 문화가 태동했습니다. 서양식 카페, 극장, 경성방송국 같은 신문물과 함께 등장한 것이 바로 ‘모던보이’와 ‘모던걸’이었습니다. 모던보이는 양복, 중절모, 넥타이, 구두 등을 갖춘 근대적 남성상을 상징했고, 모던걸은 단발머리에 치마저고리가 아닌 서양식 원피스, 하이힐, 화장과 향수를 사용하는 등 당시로선 파격적인 외모를 자랑했습니다. 신문 기사에서는 이들을 '근대적이고 세련된 신여성·신남성'으로 묘사하는 동시에, 풍속을 어지럽히는 존재로 비판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예) “경성 거리를 활보하는 단발 머리 여인들, 그 행태가 가히 걱정스럽다” (조선일보, 1926) 이러한 보도는 당시 전통 가치와 서구 문화 사이의 충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모던보이·모던걸은 단지 옷을 달리 입었을 뿐이지만, 그것이 곧 사회 규범을 바꾸려는 저항으로 읽혔던 것이죠. 그들에게 패션은 자아 표현이자 신분 상승의 상징이었으며, 동시에 사회적 통념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2. 2020년대의 패션 - 스트릿, 개성, 그리고 젠더를 넘는 감각 

시간이 흘러 2020년대에 이르러, 패션은 다시 한 번 강렬한 자기표현의 수단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서양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고 경계를 허무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트릿 패션의 부상입니다. 스니커즈, 오버사이즈 티셔츠, 크롭탑, 버킷햇, 빈티지 아이템 등은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닙니다. 오히려 SNS에서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한 일반인들이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며, 하위문화가 주류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또한 젠더리스 패션의 확산은 현대 패션이 단지 외모를 꾸미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담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성별 이분법에 구애받지 않고, 남성이 스커트를 입고 여성이 슈트를 입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특히 K-팝 스타, 유튜버, 틱톡커 등 젊은 세대 아이콘들은 화장, 주얼리,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거리낌 없이 소화하며, 전통적인 성 역할을 해체합니다. 이는 단순한 패션 트렌드를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인정받는 문화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3. 시대별 패션의 공통점과 차이 - 규범에 대한 반란인가, 정체성의 진화인가

 1920년대의 모던보이·모던걸과 2020년대의 젠더리스·스트릿 패션은 모두 그 시대의 기존 질서에 대한 반응이자 도전이었습니다. 두 시대 모두 “지금껏 그래왔으니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규칙에 저항했고, 그 수단으로 옷과 몸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그 저항의 방식과 의미가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모던걸/보이는 주로 서구식 외형을 통해 ‘전통과의 결별’을 드러냈다면, 현대의 젠더리스/스트릿 패션은 문화 자체를 혼합·재해석하며 정체성의 다양성을 표현합니다. 또한 과거의 패션은 일부 지식인이나 상류층만 누릴 수 있었던 특권이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SNS를 통해 패션을 생산하고 확산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대 틱톡커가 만든 패션 콘텐츠가 하루 만에 세계적으로 퍼지고, 디지털 패션 브랜드가 현실보다 빠르게 유행을 주도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죠. 이러한 변화는 패션이 더 이상 단지 ‘옷’이 아니라, 디지털 감성과 사회 정체성이 얽힌 복합적 상징임을 보여줍니다.

4. 미디어와 결합한 패션의 영향력 - 입는다는 것은 곧 말한다는 것

현대 패션이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단지 입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통하고 주장하는 도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와의 결합은 패션이 가진 영향력을 전례 없이 키워주었습니다. 100년 전 모던걸이 거리를 걷는 모습이 몇몇 신문 기자의 눈에만 띄었다면, 지금은 SNS에 한 장의 사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수천 명이 그 스타일을 보고 따라 하게 됩니다. 패션이 언론·SNS·광고·브랜드 마케팅과 맞물려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내는 지금, 사람들은 옷차림으로 자신이 어떤 가치를 지지하는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환경 보호를 위해 비건 패션이나 중고 의류를 입는 사람,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티셔츠를 입은 인플루언서, 블랙 라이브스 매터, 프라이드 운동, 탈성별 표현을 상징하는 색상과 아이템을 착용하는 이들이 대표적입니다. 이처럼 패션은 더 이상 ‘스타일’만의 영역이 아니라, 의사 표현 수단이자 개인의 정치·사회적 입장을 담은 메시지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옷은 이제 ‘몸에 쓰는 문장’이자 ‘움직이는 주장’이 된 셈이죠.

5. 누구나 디자이너, 누구나 패션 리더 - 패션의 민주화 시대

한편, 기술과 플랫폼의 발달은 ‘누구나 패션을 창조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과거에는 파리, 밀라노, 런던 등 소수의 패션 수도에서 결정되던 유행이 이제는 개인의 일상에서부터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10대 틱톡커가 만들어낸 댄스 영상 속 의상이 유행이 되고, 무명 인플루언서의 스트릿 룩이 브랜드 콜라보로 이어지고, 누구나 온라인에서 옷을 디자인해 판매하거나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겨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패션을 일방향적 소비에서 상호작용적 창작 행위로 바꾸고 있습니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Z세대는 브랜드의 로고보다 자신만의 조합과 메시지에 집중하며, 나만의 취향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패션을 소비합니다. 이제 패션은 소수만의 특권이 아니라, 모두가 ‘참여자’가 되는 민주적인 문화가 되었으며,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결국, 모던보이·모던걸이 ‘서구화’를 입고 다녔다면, 오늘날 우리는 ‘다양성’을 입고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다양성은 점점 더 개인의 정체성, 사회적 가치, 문화적 배경을 통합하는 복합적인 표현의 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패션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회를 지지하는가?”, “내가 입는 옷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매일 아침 옷장 앞에서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는 가장 솔직한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100년 전의 모던걸과 오늘날의 젠더리스 패션이 만난다면 어떤 대화를 나눌까요? 아마도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우리 모두 시대를 입고 있었어. 다만, 표현 방식이 달랐을 뿐이야.” 패션은 단지 유행이 아니라 시대의 언어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는, 언제나 새로운 세대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납니다. 전통과 파격, 규범과 자유 사이를 오가며, 패션은 계속해서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거울이자 무대로 존재할 것입니다.